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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 가족 분위기가 뭐가 되고, 없는 병도 다시 생겨 그것이 암이 되고 말았을 것이다. 나는 그 때 사람이 죽고 사는 것
         은 하늘의 뜻이라는 것을 배웠다. ‘인명은 재천이다’라는 말이 참으로 실감나는 순간이었다. 그리고 그 순간,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신 하느님과, 예수님과, 성령께 감사한다.



         회의를 진행하면서 겉으로는 웃고 있었지만, 마음은 언제나 어머니 곁에 있었다. 그리고 죄송스러웠다. 원자력병원에
         어머니를 입원케 하고, 마침 진단방사선과에 근무하고 있는 친구 이미재 씨와 이영수 씨에게 어머니를 부탁하고 왔다.
         암 이라던 결과는 조사하고 조사한 끝에, 그게 암이 아닌 것이고 그저 물 혹에 지나지 않았으며, 그것 역시 수술만

         해도 될 것 같다는 것이었다. 상태를 지켜봐서, 더 발전하면 그때 제거하자는 것이었다.


         나는 하느님께 감사했고, 온 가족들은 모두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나는 그 때 또 하나를 배웠다. 만약 모두가 어머니가 암인 줄 알고 쉬, 쉬 했다면, 가족 분위기가 뭐가 되고, 없는 병도

         다시 생겨 그것이 암이 되고 말았을 것이다.


         나는 그 때 사람이 죽고 사는 것은 하늘의 뜻이라는 것을 배웠다.

         ‘인명은 재천이다’라는 말이 참으로 실감나는 순간이었다.


         그리고 그 순간,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도록 도와 주신 하느님과, 예수님과, 성령께 감사한다.


         교회를 다니시겠다는 어머니

         그로부터 얼마 뒤, 저녁 무렵 일정을 막 끝내고 집으로 들어가려는데 시골에 계신 어머니로부터 전화가 왔다.



         “오석아, 엄마다.”

         “예, 어머니.”

         “너 내가 교회 가기 바랬제? 나도 이제 교회 갈란다.”

         “예? 정말이요?”

         “그래. 네가 그렇게 교회 가기 바라는데, 내가 뭘 못 하겠노?”

         “저는… 저는...”



         그 날 나는 아무 말도 못했다. 너무나 행복했고, 왜 그렇게 기쁘던지 오랫동안 진 빚을 갚는 그런 기분이었다.


         어머니는 그 후 너무도 열심히 동부교회를 나가서, 목사님이 어머니 다치셨을 때도 직접 오시고, 또 교회에서도 많은

         교인들이 어머니의 쾌유를 위해 방문해서 걱정을 해주고 한다는 소식을 듣고 더욱 마음이 든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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