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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우가 종종 우리 사회에는 있다. 나 역시도 그런 경험을 했다. 내가 한신 아파트 (도봉동) 테니스 코트를 운영하고
있을 때였다. 어떤 한 사람이 나를 그렇게 미워했다. 그리고 그 사람이 나를 밀어내고 한신 아파트 테니스 코트를 차
지하려고, 나쁜 소문이란 나쁜 소문은 다 내고 다니고 해서 정말 괴로웠다.
그는 또 친화력도 있어서, 제법 많은 사람을 자기 사람으로 만들어 놓고 있었다. 120명 중에서 80명 정도가 내 사람
이라면, 나머지 40명 정도는 그가 자기 사람으로 포섭을 해 놓았다. 내가 싸워서 이기면 그들이 떠날 것이고, 그러면
40명이란 고객을 잃게 된다. 물론 투표로 하면 내가 이기지만 이겨도 손해였다. 나는 목욕탕에서 냉탕과 온탕을 번갈
아 가면서 고민에 고민을 계속했고, 그 결과 승부수를 던지기로 했다. 그 사람 한 사람만 솎아 내야지, 다른 사람을 떨
어지지 않게 만드는 방법은 단 한 가지 방법밖에는 없었다.
내 사람을 이끌고 가면 저쪽에서는 뭉치게 되고, 그러면 대치국면이 되어서, 사건의 본질을 볼 수가 없다. 그래서 얻은
답은 ‘인격’으로 부딪히기로 했다. 그리고 그의 야비함을 그 쪽 사람들에게 알려줘서, 거기서 내가 이기면 그는 설 자
리가 없게 된다. 그래서 나는 양심에 호소하기로 했다. 그 날 사태가 시끄러워지다 보니, 관리 사무소에서 테니스 동호
회가 모여서 새로운 관리인을 결정하기로 했다. 나는 일부러 내 가까운 사람들을 하나도 못 나오게 했다. 그리고 투표
에 임했다. 딱 한 사람만 미리 짜고 갔다. 그러자 120여 명 중에서 40여 명밖에는 안 왔다. 당연히 그 코치는 너무너
무 신나 했다. 이제 이기는 것은 시간 문제고 모두가 자기 사람이니, 당연히 신이 날 수밖에. 그래서 “그럼 빨리 투표
합시다!” 하는데, 나하고 사전에 이야기하고 들어온 사람이 한마디 했다. “오늘 우리 테니스 코트를 관리해 줄 사람을
뽑는 날인데, 두 사람 하나하나 말이나 들어보고 결정합시다.” 모두들 좋다고 했다. 그가 먼저 말했고, “열심히 관리하
겠다.” 했다. 그의 발언이 끝나고 내가 이야기 할 시간이 돌아왔다. 나는 이 한 판에 모든 걸 걸어야 했다. 나는 일어서
서 솔직하게 말했다. “회원 여러분, 오늘 제 전화 받고 나오신 분 계신가요?” 물론 아무도 없었다. 모두가 그 쪽이니,
그 친구의 전화만을 받고 왔을 수밖에. 손을 들어 보라니까, 아무도 드는 사람이 없었다. “그럼 투표하면 무조건 제가
지겠지요?” 했더니 어리둥절 해졌다. 그래서 솔직하게 내가 고민했던 것을 이야기 했다.
“내 사람들을 불러서 투표에 이기면 여러분을 잃게 되고, 지면 테니스 코트 관리권을 잃게 되어서, 고민하던 끝에
그냥 나왔다.”라고. “늘 테니스장에서 서로 얼굴을 봐야 하는 사람들끼리, 이런 관계 때문에 서로 인상을 쓰면서
운동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서, 오늘 혼자서 나왔고, 그 동안 이 친구는 나를 이렇게 저렇게 괴롭혔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들었을 것이다. 모두들 표정을 보니까, 모두가 그로부터 그런 소리를 들어서 단합되어 있었던 것이었다.”
이렇게 차분히 진실을 이야기했더니, 어떤 사람 하나가 일어나더니 “권 코치님, 그 말 사실이지요?”그래서 그렇다고
했더니, “여러분 이거 창피해서 못살겠어요. 권 코치님 대단합니다.” 하나하나 일어나서 다 밖으로 나가 버리고, 나는
계속해서 한신 아파트 테니스 코트 관리권을 잃지 않고 갖게 됐다. 물론 그 친구만 솎아내고 다른 사람들과는 그
이후에 더 친하게 지냈다. 나는 이 교훈을 통해서, 진실은 언제나 승리한다는 교훈과 함께, 지는 게임에서 적진에 나가
싸워 이기면서도 내 사람을 잃지 않는 방법을 터득하였다. 그 때 배운 경험 이야 말로, 내 인생에서 많은 교훈을 줄
것이라 믿는다. 나는 오늘 내가 당하는 문제를 놓고 너무너무 고민했다. 그리고 그런 방법으로 안 되는 사람이라는
것도 알았다. 그러나 하느님께서 가르쳐주신 사랑으로 물리쳐 보려 했다. 하지만 그것도 무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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