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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뭐 그런 것까지 신경 쓸 필요 없어서, 크게 개의치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내 주 민 등 록 증 이 방바닥에 떨 어 져 있었고 누 가 그 것 을 본 모 양 이 었 다 . 내
주민등록증에는 59년 생으로 되어 있어 실제 나이보다 2년이 적게 기록되어 있었다.
이것을 오해한 신이란 친구의 부하들이 가뜩이나 시건방지게 봤는데, 나이까지 속
이면서 자기네 왕초랑 맞먹으려 든다는 오해를 하게 되었고, 급기야는 어느 날인가
학원 수업이 다 끝난 뒤 막 책상 정리를 하고 지우개로 칠판을 지우고 있던 밤 열 한
시경, 덜컹 하고 문 잠그는 소리와 함께, 4~5명의 또래 패거리들이 손에는 각목을
하나씩 움켜쥐고 들어왔다. 그리고 뭐라고 내가 말하기도 전에 그들은 사정없이 각
목을 내려쳤다. 나는 말 할 사이도 없이 등 쪽에 한 방 얻어맞았고, 상황은 갑자기 험
악하게 돌아갔다. 나는 죽을 힘을 다해 싸웠다. 제일 가까이 달려드는 녀석을 피하면
서 주먹을 날렸다. 마침 옛날에 ‘한 가닥 해 본 것’이 꽤나 도움이 됐다. 그 녀석은
한 주먹에 나가떨어졌다. “어! 이 X끼 봐라!” 또 한 녀석이 덤벼들었다. 이번에는
축구선수 시절 다리 힘을 유감없이 보여줬다. 발에 차인 녀석은 붕 하고 뒤로 날아가
더니, 그냥 고꾸라지고 못 일어났다. 그 이후부터는 그야말로 홍콩 액션 영화를 방불
케 하는 장면이 펼쳐졌다.
그렇게 한창 실력 발휘를 하고 있는데, 뭔가가 시퍼렇고 섬뜩한 게 옆구리에 들어왔
다. 엉겁결에 잡았는데, 알고 보니 칼날을 맨손으로 잡은 것이었다. 그리고 머리통을
때린다고 휘둘렀는데, 등 뒤에서 누군가가 무엇인가로 나를 내려쳤고, 그 순간 나는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눈을 뜨니 병원이었다. 병원에서 눈을 떴을 때 옆에는 신이란
친구가 찾아와 나를 걱정스럽게 내려다보고 있었다. 옆 침대를 보니까 한 명은 이가
3개, 턱, 옆구리, 다섯 명 중 3명은 심하게 다쳤고, 2명은 경상으로 보였다. 나는 침
대에서 벌떡 일어났고, 그런 나를 간호사가 놀라며 제지했다. 아침에 수술해서 손가
락도 꿰매고, 다리 상처도 치료하고, 허리부터 어느 한 곳 성한 데가 없으니, 치료를
해야 한다고 했다. 나는 그냥 털고 일어나 팔뚝에 꽂혀있던 링거 주사마저 뽑아 버리
고 밖으로 나왔다. 내가 눈을 뜨자마자 신이란 친구를 먼저 한 대 갈겼고, “야, 이
새X야, 애들 교육 똑바로 시켜!”라고 일갈하자 그 녀석은 멋쩍게 씨익 웃었다. 그렇
게 병원에서 나오자, 신이란 녀석도 따라 나왔다. 나는 뚜벅뚜벅 걸어서 하숙방으로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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