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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을 하면서도 늘 배우고 싶다는 생각, 해 보지 못한 공부에 대한 미련이 계속
남아있을 때, 마침 광장동에 있는 테니스장이 매물로 나왔다. 그 동안 벌어놓은
돈으로 나는 그 테니스장을 매입했다. 처음으로 사장이 되는 순간이었다. 나는
너무나 신이 났다. 그래서 밤새도록 테니스장 벤치에 앉아서 이 궁상 저 궁상 도무지
잠을 잘 수가 없었다. 그 날부터 나는 참으로 열심히 일했다. 너무너무 열심히
하니까 수강생이 자꾸 늘어서, 월 수입이 처음으로 1,000만원이 넘었다. 너무나
신이 났고 그 때 옛날 스승님을 만났다. “오석아, 너는 너무 아까운 녀석이야,
공부해라.”그렇지 않아도 공부에 미련을 못 버리고 있던 터라, 29살에 대입 시험을
쳤다. 그것도 세종대 체육과에 내가 입학할 당시는 경쟁률이 14대 1이었고, 나이가
스물아홉 살이나 된 내게는 체육학과에 입학하기란 체력적으로도 그렇고, 젊은
후배들에 비해 모든 것이 불리했다. 그러나 나는 당당히 합격을 했고, 1학기 때
장학금까지도 받았다. 그렇게 입학을 해서 공부를 하던 중에도, 테니스 수강생은
자꾸만 늘어나 눈 코 뜰 새 없이 너무너무 바빴다. 낮에는 학교에 가서 수업을 받고,
밤에는 라이트를 켠 채 레슨을 하고, 밤 9시부터는 세종대 도서관에 달려가서
공부하고, 끝나는 시간인 자정이 되면 화양시장에 들러 늦게까지 문을 열던 영주
아줌마 집에 가서 국거리 반찬을 산 뒤 광장동까지 와서 국거리를 해놓고 나면 벌써
새벽 1시~2시였다. 새벽 5시 30분에 자명종이 울리도록 해 놓고, 자다 일어나고를
반복하면서 일과 공부를 병행했다. 한 시간, 아니 십 분, 아니 일 분 일 초를 아끼며
살았다는 표현이 맞을 것이다. 코치들을 깨워 일을 했다. 나는 매일 매일을 즐겁게
일하며 행복을 느꼈다.
38) 기독교
바쁘게 살며 한편으로 나는 참으로 많은 생각에 잠겼다. ‘삶과 죽음에 관해서 삶은
무엇이고, 죽음은 무엇이며, 어떻게 살아야 사람답게 사는 것이고, 어떻게 살아야 잘
살다 죽는 것일까?’ 나는 이 물음에 대해 어느덧 종교적으로 접근해 들어가고 있었
다. 우리 집은 전통적인 불교 집안이었다. 온 가족이 거의 다 불교를 믿었고, 기독교
인은 하나도 없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나는 자꾸만 교회에 가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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