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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군기도 잡고, 앞으로 까불지 말라고 괜히 으스대다가 보냈고, 올라오면서 왠지

          주먹이 근질근질하고 누구든지 한 판 붙어보고 싶었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는데, 학

          교에 낼 돈이 없어서 학교를 계속 다닐 수 있는 형편이 아니었다.






          12) 축구선수


          그러던 중, 학교에서는 축구 선수를 뽑게 되었다. 축구 선수가 되면 유니폼도 주고,
          추리닝도 주고, 공납금도 면제해 주고, 맛있는 옥수수 빵도 많이 먹을 수 있다는 것

          이었다. 나는 테스트에 합격해서 축구 선수가 되었고, 참 열심히 운동했다. 초등학생

          이 새벽부터 연습하고, 집에 가서 아침 먹고, 또 오전에 연습하고, 점심 먹고 오후에
          연습하고, 그야말로 하루 종일 공만 찼다.


          김석조 선생님, 유종근 선생님, 최종근 선생님에게 계속해서 축구를 배웠다. 나는 승

          부욕이 남들보다 강해서, 남들이 저녁 연습이 끝나고 다들 집에 돌아가면, 나는 남
          몰래 축구공을 가지고 도로 학교로 갔다. 달빛 아래에서 혼자 달리면서, 혼자 슛하고,

          소리 지르고, 킥 하고, 혼자서 센터링하고, 달려가서 슛하고, 골인하고, 혼자서 신나

          게 달리고, 점프하고… 무작정 열심히 했다. 그러다 어느 날은 숙직 선생님께 그 모

          습을 들켜서, 도둑인 줄 아시고 몽둥이를 들고 나오신 적도 있었고, 어떤 선생님은
          그런 나를 칭찬해 주시는 분들도 계셨다. 그 중 한 분이 바로 장정식 선생님이셨다.






          13) 장정식 선생님 시(詩)


          텔레비전 방송 프로그램인 <인간 시대>에 나오셨던, 한 평생을 평교사로 살아가신
          다는  그  선생님이셨다. 참  훌륭한  선생님이셨다. 나는  그렇게  열심히  했고, 늘  밤

          10~12시까지 운동을 했고, 운동을 하다가 지치면 그대로 아무도 없는 운동장에 큰

          대자로 누워서 하늘의 별들을 벗삼아 이야기했다. 그 때만 해도 별들이 참 밝게 빛났
          다. 서울에서처럼 어디에 별이 있는지도 모를 정도가 아니라, 그야말로 반짝반짝 빛

          이 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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