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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고 나면 덤비고, 맞고 나면 또 덤비고, 어머니의 치료비 부담 때문에 심하게 할 수
는 없지만, 그렇다고 질 수는 없었기에 적당히 최선을 다했고, 늘 조금 앞섰다. 그래
도 태준이는 끈기가 있었다. 몇 번을 그렇게 하고는 도저히 안 되겠다 싶었는지, 그
이후부터는 안 덤볐다.
그 즈음에 나는 점점 더 싸움꾼으로 명성을 얻어갔고, 어느덧 동창들 사이에서 싸움
꾼으로 불리기 시작했고, 주먹 쓰는 연습을 하는 날이 늘어갔다.
10) 검은띠 선배와의 싸움
경찰서 앞에 있는 ‘청도관’이라는 태권도장을 다니고 있을 때였다. 그 때 나는 막
입문했을 때였는데, 검은 띠를 맨 선배가 자꾸만 시비를 거는 것이었다. 나는 남한다
리 밑에서 만나자고 했고, 그 선배는 창피했는지 혼자 왔다. 나는 언제나 혼자였지만
그 선배가 혼자 온 것은 이해가 잘 안 됐다. 친구들도 많이 있었을 텐데 말이다. 그
선배와 난 한 판 붙었고, 결과는 나의 일방적인 승리였다. 그는 태권도 품세로 내 기
를 죽이려 했는데, 나는 품세고 뭐고 냅다 달려들어 소위 ‘비 오는 날 먼지 나도록’
때려줬고, 싸움이 시작 된지 얼마 지나지 않아 선배는 무조건 항복을 했다. 그리고
그 이후로 두 번 다시는 내게 시비를 걸지 않았다.
11) 4대 1 패싸움
하루는 영주를 다녀오는데(약 12km), 안정면사무소 골목에서 또래 집단 4명을 만
났다. 그 때만 하더라도 이 지역, 저 지역 학교마다 소위 ‘그렇고 그런’ 불량 학생
들과 서로간 보이지 않는 기 싸움이 있을 때였다. 나는 그들이 보자는 데로 따라갔고,
그들은 가방에 있는 것을 다 내놓으라는 것이었다. 나는 거절했고 결국 4대 1로 엉
겨 붙어 한 판 싸움을 했다. 결과는 나에게 덤벼든 4명의 완패였다. 나는 그 때 처음
주먹에 대한 자신을 갖게 되었다. 우리는 싸움을 벌인 후, 함께 개울로 가서 손을 씻
고 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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