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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 무조건의 관용은 독이다
‘관용도 베풀어야 할 때 베풀어야 된다.’는 것을 인생을 통해 배웠다. 내가
공릉동에 살 때 일이다. 1급 생활체육 지도자 회장 선거가 있었다. 회장 선거에
4명이 경합을 벌였다. 나는 4번이었고, 김 아무개란 친구는 나보다 번호가 빨랐다.
좌우지간 선거라는 것이 그런 것이지만, 김 아무개란 친구는 승부욕이 정말
대단했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다. 나는 참 많은 누명을 썼고 회장 선거는
비밀 선거로 치러졌으며, 선거가 과열 되다 보니 연수부에서 와서 공정 선거함을
만들어주고 선거를 치루게 되었다. 그 결과 내가 회장에 선출됐다. 그런데 그는
사표를 냈다. 나는 그에게 이제는 회원들을 위해서 함께 노력하자고 말했다. 그런데
결과적으로 말하면, 한 번 시위를 떠난 화살은 돌아오기 어렵고, 볼펜 스프링이 한번
늘어지면 다시 팽팽해지지 않듯이, 사람의 마음도 한 번 떠나니까 돌리기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었다. 그 때 그가 그만둘 때 잡지 말았어야 했다. 어설픈 동정은
서로를 망친다. 그래서 ‘관용도 베풀어야 할 때 베풀어야 된다.’는 것을 알았다.
소주를 묵힌다고 포도주가 되지 않듯이, 서로 갈 길이 다른 사람은 다른 길을 가는
것이 옳다. 여러분들도 너무나 거북스러운 상대가 있다면 구태여 붙잡지 말 것을
권한다. 우리는 가끔 착각 속에 산다. 참아야 하고, 용서해야 하고…그러나 늘
그것만이 능사는 아닌 것 같다. 물과 기름이 서로 섞일 수 없고, 해와 달이 함께 뜰
수 없듯이, 방향이나 목표가 다른 사람은 서로가 다른 길을 가는 게 서로에게 좋은
것이다. 어느 쪽도 자신 때문에 묶이기를 원하는 사람은 없다. 관대함은 곧 뿌리
깊은 감사를 수반한다.
물과 기름은 섞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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