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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에다 붙이면 생명이 위험하고, 일에 붙이면 일이 그르칠 위험에 처하고, 어찌 됐
건 위험은 우리가 원하지 않는 어떤 상태로 되게 하는 중요한 시점을 우리는 위험이
라고 말하고, 기회는 어떤 일을 이룰 수 있는 가장 좋은 시기를 우리는 ‘기회’라고
말한다. 그런데 상반되는 단어 두 개를 연결해 보면 ‘위기’가 되어 상당히 어려운
시기라는 뜻의 단어가 된다. 바꿔서 말하면 잘 쓰면 약이 되고, 못 쓰면 독이 된다는
뜻이다. 이 세상을 하느님이 창조하시고, 뱀의 유혹을 못 이겨 아담이 에덴 동산의
선악과를 먹고 쫓겨나는 순간으로 위기의 어원은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위기는 분
명히 기회다. 위기를 지혜로운 사람은 기회로 만들고, 어리석은 사람은 위험으로 이
끈다. 위기가 왔을 때는 침착하게 긴장해야 한다. 내가 왜 위기를 아담과 하와까지로
그 근원을 끌고 가느냐 하면, 에덴 동산을 쫓겨날 때 남자는 죽을 때까지 땀 흘려 일
해야 땅이 소출을 내고, 여자는 산고를 일러 주셨다. (남자의 땀 + 여자의 산고 =
위기라는 경계가 나온다.) 남자의 땀은 기회와 노력을 의미하고, 여자의 산고는 위
험과 아픔을 의미한다. 남자가 땀 흘려 노력하면 기회가 오지만, 꼭 땀을 흘린다고
모두 성공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과, 여자의 산고는 아이를 낳다가 죽을 수도 있을 만
큼 위험한 것이다. 우리가 어떤 기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피나는 노력을 해야만 우리
는 그 기회를 가질 수 있다. 학생은 열심히 공부해야만 시험 때 합격할 기회를 갖고,
운동 선수는 열심히 땀 흘려야만 시합에서 좋은 성적을 낼 기회를 얻는 것이다. 이
모든 것이 땀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 기회이고, 원하지 않은 상태가 다가오는 것이 위
험인 것이다. 그래서 위기가 닥쳤을 때 땀 흘려 위험이 다가오는 것을 막는 게 필요
하고, 지혜로운 사람은 그 시기를 활용해서 더 좋은 기회를 만드는 전화위복의 찬스
를 갖는 것이다. 그래서 사실 나는 위기를 즐긴다. 다가오는 위기에 대해 걱정하고
근심한다고 올 것이 안 오겠는가. 나는 삶을 통해서 그것을 배웠다. 고통과 고뇌의
삶을 통해서 위기관리 능력을 배웠다. 언제 어디서, 어떤 일이 발생해도, 이제는 더
욱 더 담담해질 것 같다. 배고픔을 배웠고, 억울함을 배웠고, 누명을 쓰기도 했다.
10원 한 푼 없이 일주일 동안 밥을 굶어 봤고, 물에 빠진 사람을 건져냈다가, 보따리
내놓으라고 고통도 받아 봤고, 가난한 사람을 돕다가 억울하게 누명도 써 봤다. 처음
에는 정말 죽고 싶은 기분이었고, 자살하는 사람의 심정이 이해가 갔다. 그 단계까지
가다 보니, 어느 정도 삶에 대해서 말할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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