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겠는가? 그것은 하느님이다. 인간은 그 누구도 이 엄청난 자연을 만들 수 없다. 그것은 오직 신만이 가능하다. 그 때
         나는 하느님께서 만드신 대자연의 그 위대함을 눈으로 직접 보았고, 머리로 알던 것을 가슴으로 느끼게 됐다. 그것은
         또 다른 하나의 불씨가 내 가슴에 심어지는 순간이었다. 그것은 성령의 불꽃이었다.



         인천전문대 시절
         이야기는 다시 거슬러 올라간다. 나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인천전문대학에 연식정구 선수로 스카우트가 되어

         인천을 가게 됐다. 어머니는 내가 대학을 간다고 좋아하셨고, 시골에서는 그저 좋은 것인가 보다 하셨다. 어머니는
         누구를 만나시든지 내 자랑을 하셨고, 나는 그런 어머니를 실망시키고 싶지 않았다. 나는 인천전문대학에 꿈을 안고
         수업을 받으러 갔지만, 그런데 내가 생각했던 그런 대학의 개념은 아니었다. 그만 두자니 실망하실 어머니가 가슴
         아프고, 그렇다고 다니자니 내 마음에 안 들고... 그것도 그 것이지만 학비는 학교에서 금상 장학생으로 뽑아서 면제해

         준다고 치더라도 생활비가 문제였다.


         정지연 사장과의 만남

         나는 고민 끝에 인천 간석동에 있는 로얄테니스클럽을 찾아갔다. 그리고 테니스장에서 잠만 재워주고 밥만 먹여주면
         라인도 긋고, 청소도 하고, 뒤치다꺼리는 내가 하겠노라고 했고, 그곳의 정지연 선생님께서는 승낙을 해 주셨다. 잠은
         사무실 소파에서 자고, 새벽에 일어나 테니스코트의 라인을 긋고 나서 학교만 갔다 오면 되었다. 인천전문대학은

         며칠 동안 계속해서 다녔는데, 며칠을 다녀본 뒤 이것은 아니다 싶어서 학교를 그만두었다. 그런데 어머님께 뭐라고
         해야 하나, 참으로 막막했다. 내가 대학에 들어간 것을 너무너무 대견하게 생각하고 계시는데, 나는 사실을 말할 수
         없었다. 어머니는 내가 학교에 다니는 줄 알고 있을 때, 사실은 인천 간석동에 있는 로얄테니스장에서 코치 수업을
         받으며 운동장 뒷정리를 하고 있었다. 며칠 만에 혼자서 테니스장에서 연습하는 것을 정지연 선생님(사장님)께서

         보시고, 테니스 코치를 해 볼 것을 권유하셨다. 물론 연식정구나 테니스나 별 차이는 없지만, 그래도 운동 종목이 전혀
         다르기 때문에 쉽지는 않았지만 나는 너무나 흥분이 됐다. 나는 책을 통해서 열심히 테니스를 배웠고, 그리고 옆
         눈으로 코치들이 초보자들을 가르치는 것을 보면서 배워서 그날그날을 가르쳤다. 최초의 수강생은 인천의 이종덕
         씨였다. 초보자 코치가 가르친 수강생이었고, 지금은 좋은 동호인이 되셨을 것이다. 나는 참 열심히 배우면서

         가르쳤고, 유년이 채 안되는 시기에 코치들 끼리 벌리는 시합에서 거의 모든 경기를 이기는 경지에 올랐다.


         어느 날 정지연 선생님의 조카인 정무황 이란 코치가 있었는데, 무황이마저도 내가 이겼다고 하니까 정지연
         사장님조차도 그 사실을 믿지 못했다. 그때부터 나는 정지연 사장님 아래에서 헤드코치를 했고, 사장님이 안 계실

         때는 내가 그 자리를 대신하였다. 정지연 사장님의 내게 대한 믿음은 대단하셨다. 나는 그런 선생님을 기쁘게 해
         드리기 위해 더욱 더 열심히 일했고, 수익은 수익대로 상당히 괜찮았다. 코치 수익보다 잘 가르쳐 달라고 따로 주는
         뒷돈이 오히려 월급보다 더 많았다.



         그 뿐만이 아니라 정지연 사장님의 사모님께서도 날 특별히 잘 대하여 주셨다. 로얄 테니스장 시절은 운동하는
         중간중간에 또 밤이면 밤마다 모닥불을 피워 놓고 기타 치는 회원과 삼겹살도 구워 먹고, 정말 재미있게 보냈던
         나날이었다. 특히 연예인이었던 영식이 형의 노래는 일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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