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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나는 감히 당신에게 요청하는데, 내가 낸 돈으로 내 가족이 대신 배우게
하고 싶고, 내가 발급받은 여권으로 내 가족에게 그 권한을 변경하여 넘겨주고 싶다.
만약 오늘 나의 이런 정당한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시, 호주에 대한 나의 인상은
안 좋을 것이다.” 라고 했다. 그랬더니 그는 한동안 생각에 잠겨 앉아 있었다. 어디
한 대 맞은 사람처럼 멍 하니 앉아있던 그는 나더러 잠시만 나가 있으라는 것이었다.
밖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몇 개의 창구가 닫히면서 안내서가 붙었다. 급한 회의
관계로 10분간 창구를 닫는다는 것이었다. 얼마 안 있으니까, 그가 “미스터 권, 컴
온.(Come on)”하는 것이다. 나는 들어갔고 그는 커피 한 잔을 주면서, “당신은
굉장한 사람이다.” 하는 것이었다. 이어서 “당신의 이야기는 감동적이었다. 그리고
당신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한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여권을 다 달라고 하면서,
모두 처리해 주었다. 그 밑에 사인과 내용을 보니까(서류 기안서류) 책임자들이
모두 서명을 하고, 내 주장이 정당하다고 느껴서 허가한다는 사인이었다.
그들은 나 하나 때문에 업무를 중단하고 관계자들끼리 회의까지 했던 것이었다.
그것으로 스튜던트 비자를 동반 비자와 현지에서 바꿀 수 있는 새로운 길을 열었다.
법은 누구는 해주고 누구는 안 해주고 할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여러분도
이런 경우를 당하게 되면 호주 체스우드 이미그레이션에 가서 권오석의 비자
발급일과 사례만 제시하더라도 기간을 연장해 줄 것이다. 나는 나와서 이 사실을
서울교회 김태현 목사님께 알렸고, 교인들은 참 대단한 일을 해냈다고 하면서
무척이나 좋아했다. 나는 지금도 호주의 그 지배인의 관대함을 잊을 수가 없다.
법에 없는 것을 책임자들이 모여서 의논 끝에 책임지고 변경해 줘도 되는 법의
유연성, 그리고 자신의 일에 대한 책임을 질 줄 아는 그들의 자세, 그리고 끝까지
상대방의 입장을 이해해 주는 관대함이 많은 시간이 지난 지금도 그 고마움에
가슴이 뜨거워진다. 그때 워낙 경황이 없어서 연락처 하나 변변히 못 가지고 온 게
너무나 후회된다. 보고 싶은 사람 중의 한 분이다. 안녕히, 그리고 행복하시길…
참으로 오랫동안 호주에서의 그 관대함을 잊고 살았다. 나도 지금부터는 그
분에게서 배운 관대함을 보이며 살아야겠다. 우리 사회가 모두 서로를 관대하게
대하는 풍토가 생겼으면 좋겠다.
51) 위기에 관해
위기란 뜻은 ‘위험과 기회가 함께 온다’는 뜻이란 것을 나는 삶을 통해서 배웠다.
(위험 + 기회 = 위기) 위험이란 말은 우리가 어떤 일을 할 때, 자기가 원하지 않은
어떤 상태에 이를 때, 그것을 우리는 ‘위험’이라고 부른다. 사람에다 붙이면 생명
이 위험하고, 일에 붙이면 일이 그르칠 위험에 처하고, 어찌 됐건 위험은 우리가 원하
지 않는 어떤 상태로 되게 하는 중요한 시점을 우리는 위험이라고 말하고, 기회는 어
떤 일을 이룰 수 있는 가장 좋은 시기를 우리는 ‘기회’라고 말한다.
그런데 상반되는 단어 두 개를 연결해 보면 ‘위기’가 되어 상당히 어려운 시기라
는 뜻의 단어가 된다. 바꿔서 말하면 잘 쓰면 약이 되고, 못 쓰면 독이 된다는 뜻이다.
이 세상을 하느님이 창조하시고, 뱀의 유혹을 못 이겨 아담이 에덴 동산의 선악과를
먹고 쫓겨나는 순간으로 위기의 어원은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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