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2 - V3_Book_NDP HYBRID
P. 62

53) 선택에 관해서

          흔히  ‘인생은 B와 D 사이의 C’라고  했다. B, 탄생(Birth)과 D, 죽음(Death)
          사이의 C, 즉  선택(Choice)이라는  뜻이다. 인간은  삶을  통해서  선택하는  방법을
          배운다. ‘응애’ 하고 태어나는 순간부터, 인간은 선택한다. 인간은 딱 두 가지만
          마음대로  선택할  수  없고, 나머지는  모두  자기가  선택한다. 그  두  번이란,  태어날
          때와 죽을 때를 의미한다.

          어린아이가 엄마의 젖을 먹건 안 먹건 그것은 그 어린아이의 선택이고, 이 학교를
          택하건  저  학교를  택하건  그건  엄마의  마음이며, 학교  갈  때  버스를  타고  가든,
          기차를 타고 가든, 전화기를 왼손으로 누르건, 오른손으로 누르건, 본인의 선택이며,
          공부를 하건 안 하건 그것은 학생의 선택이고, TV를 보건, 라디오를 듣건, 이 영화를
          보건, 저 영화를 보건, 모두 자신의 선택이다. 이런 작은 선택에서 이 사업을 할까, 저
          사업을 할까 하는 중요한 선택에서부터 가장 중요한 이 여자와 결혼할까, 저 남자와
          결혼할까  하는  선택에  이르기까지, 우리는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원하든  원하지
          않던, 수없이 많은 크고 작은 선택을 한다. 수없이 선택을 잘못하고도 잘 살아갈 수
          있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한 순간 잘못 선택해서 평생을 그르치게 사는 경우도 있다.

          선택, 그것은 인간이 가진 권한이면서 동시에 최대의 위기인 것이다. 그렇게 보면 우
          리는 늘 위기 속에 살고 있는 것이고, ‘순간의 선택이 평생을 좌우한다’라는 말과
          같이 순간순간을 선택하고, 또 선택 받으며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그럼  그  선택을  어떻게  하면  잘  선택하는  것일까. 그것이  알고  싶다. 나는  그것을
          궁금하게 만들어 준 하느님께 감사한다. 일단 문제를 알았다면 그것만으로도 문제의
          반은 풀어졌다는 것을 의미하니까, 앞으로 나는 땀 흘려 노력하는 것보다 시작을 잘
          하려고  노력할  것이다. 잘못된  시작은  헛수고이니까. 그것을  알게  해  주신  주님께
          감사한다.



          이  글을  읽으시는  독자  분들께서도  너무  열심히  일에만  매달리는  것이  능사는
          아니라는 것을 알려드리고자 한다. 지금 내가 하는 일이 과연 ‘제대로 된 수고인가’
          하는  것을  한번쯤  돌아볼  필요가  있다. 서울에서  부산을  가는데, 인천  방향으로
          자꾸만 가면 부산이 나오겠는가? 처음부터 방향 선택이 잘못되면, 그간 흘린 피땀이
          헛수고이고 차라리 안 한 것만 못한 경우가 된다. 나는 이번에 그것을 깨달았다. 아까
          기회의 뜻만 말했는데, 이제 기회의 본질을 말하고자 한다.
























                                                                                                  62
   57   58   59   60   61   62   63   64   65   66   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