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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의를 진행하면서 겉으로는 웃고 있었지만, 마음은 언제나 어머니 곁에 있었다.
그리고 죄송스러웠다. 원자력병원에 어머니를 입원케 하고, 마침 진단방사선과에
근무하고 있는 친구 이미재 씨와 이영수 씨에게 어머니를 부탁하고 왔다.
암 이라던 결과는 조사하고 조사한 끝에, 그게 암이 아닌 것이고 그저 물 혹에
지나지 않았으며, 그것 역시 수술만 해도 될 것 같다는 것이었다. 상태를 지켜봐서,
더 발전하면 그때 제거하자는 것이었다.
나는 하느님께 감사했고, 온 가족들은 모두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나는 그 때 또 하나를 배웠다. 만약 모두가 어머니가 암인 줄 알고 쉬, 쉬 했다면,
가족 분위기가 뭐가 되고, 없는 병도 다시 생겨 그것이 암이 되고 말았을 것이다.
나는 그 때 사람이 죽고 사는 것은 하늘의 뜻이라는 것을 배웠다.
‘인명은 재천이다’라는 말이 참으로 실감나는 순간이었다.
그리고 그 순간,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신 하느님과, 예수님과, 성령께
감사한다.
40) 교회를 다니시겠다는 어머니
그로부터 얼마 뒤, 저녁 무렵 일정을 막 끝내고 집으로 들어가려는데 시골에 계신
어머니로부터 전화가 왔다.
“오석아, 엄마다.”
“예, 어머니.”
“너 내가 교회 가기 바랬제? 나도 이제 교회 갈란다.”
“예? 정말이요?”
“그래. 네가 그렇게 교회 가기 바라는데, 내가 뭘 못 하겠노?”
“저는… 저는...”
그 날 나는 아무 말도 못했다. 너무나 행복했고, 왜 그렇게 기쁘던지 오랫동안 진 빚
을 갚는 그런 기분이었다.
어머니는 그 후 너무도 열심히 동부교회를 나가서, 목사님이 어머니 다치셨을 때도
직접 오시고, 또 교회에서도 많은 교인들이 어머니의 쾌유를 위해 방문해서 걱정을
해주고 한다는 소식을 듣고 더욱 마음이 든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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