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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 이 공 원 에 현대미술관인가 뭔가하는 야 외 조 각 공 원 이 있었고, 그 날 이 마 침
주말인지라 수많은 인파가 있었다. 그런데 애들 엄마 말이 이곳에 자기 오빠가 와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 수많은 인파 속에서 애들 엄마가 오빠를 찾는다는 것은
드넓은 백사장에서 진주를 찾는 것과 다를 바가 없었다. 순간 나는 짧게 기도했다.
‘하느님, 나는 당신이 살아계심을 눈으로 보고 싶습니다.’ 그리고 애들 엄마에게
말했다. 내가 5분 이내로 오빠를 찾게 될 거라고. 사실은 먼저 기도하는 가운데
이상하게 확신이 왔었다. 그래서 그런 말을 하고 애들 엄마는 그저 농담으로 듣고 안
믿는 눈치였다. 그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뒤에서 “야, 진숙아! 너 여기 웬일이야?”
하는 목소리가 들리는 게 아닌가. 바로 아이들 엄마의 오빠가 바로 앞에 서 있었다.
참으로 신기했다. 우리는 함께 조각공원에 들어갔고, 거기서 나는 잠시 전에
벌어졌던 그 사건을 생각하면서 ‘하느님. 이번에도 한 번 더 뭔가 보여 주세요.’
라고 속으로 읊었다. 그 때 애들 엄마가 이곳 수백 작품 중에서, 딱 한 점이 김 아무개
라는 사람의 작품이 있다고 들었는데, 자신도 아직 그 분의 작품을 본 적이 없다는
것이었다. 그 순간 또 기도했다. 물론 눈 뜨고 마음으로 기도했다. 그리고 또 확신
같은 것이 왔다. 그 분의 작품을 한 번도 본 적도 없고, 어떤 것인지는 모르지만,
반드시 찾을 수 있노라고 자신했다.
하느님께서는 하느님을 시험하지 말라고 하셨지만, 하느님을 알고자 시험하는
것이니 응석으로 알고 용서하소서 하며 마음속으로 기도하고 조각 작품이 전시되어
있는 산을 두리번두리번 살피는데, 저쪽 산모퉁이에서 이상한 광채가 빛나고 있었다.
나는 저기 있는 여러 조각 작품 가운데 그 분 작품은 바로 저것일 것이라고 확신했다.
주변의 특정한 지형지물을 가리키고 옆으로 몇 번째 뒤에서 몇 번째이다. 이렇게
지적하고 우리는 그 곳으로 가 봤다. 그런데 이게 웬 일인가. 바로 그 조각작품이
애들 엄마가 말했던 작가의 작품이 아닌가. 애들 엄마도 나도 그 날의 희한한 기억을
영원히 잊지 못할 것이다.
그뿐 아니다. 그 날 그 곳에 있는데 참으로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왠지 한 번만 더 뭔
가를 시험해 보고 싶었다. 그래서 나는 또 기도했다. ‘하느님, 염치없지만 한 번만
더 보여 주세요. 한 번, 두 번은 실수로 된다고 하지만, 세 번은 실수가 아니지 않겠습
니까. 하느님, 한 번만 더 보여 주세요.’(우리 속담에 삼세판이란 단어도 있듯이) 하
는데 옆에서 꿩 한 마리가 ‘푸드득’ 하고 풀숲을 떠나 다른 수풀을 향해 날아가는
것이었다. 그 순간 ‘하느님. 당신이 살아계신다면, 저 꿩을 내가 맨 손으로 잡게 해
주십시오’ 하고는 애들 엄마에게 그 자리에서 시간이 걸리더라도 내가 돌아올 때까
지 그대로 있으라고 하고, 나는 달아난 꿩을 향해 냅다 달렸다.
꿩의 체력이 더 좋으냐! 내 체력이 더 좋으냐! 시험하고도 싶었고, 이리 뛰면 저리 가
고, 저리 날아가면 이리 뛰고, 꿩과 나는 한 판 전쟁을 벌였다. 너도 지치면 내려와 앉
겠지. 그때 주워오겠다는 생각이었다. 그런데 신기한 일은 꿩이 내 눈에서 안 보이는
곳으로 훌쩍 날아가 버리면 저 좋고 나 좋을 텐데, 이 녀석이 내 시야 가시권 안에서
만 움직이는지라 나는 산에서 한 두 시간은 족히 꿩과 실랑이를 했다. 높은 곳에 있
는 벼랑의 나무에 올라가면 돌을 던져 내려앉게 하고, 그렇게 쫓고 쫓기는 싸움 끝에
꿩이 지치니까 풀숲에 머리를 박고 숨을 헐떡이고 있었고, 드디어 나는 만면에 미소
를 지으면서 그 꿩을 덮쳐서 잡았다. 옷은 엉망이었고, 팔뚝과 다리는 긁혀서 상처투
성이고, 누가 보면 완전히 미친 사람처럼 보였을 것이다. 내가 그 꿩을 맨 손으로 잡
아서 오니까, 애들 얼마도 희한한지 눈을 휘둥그렇게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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