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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국장이 병원에 개를 싣고 가는 바람에 자리를 비우게 되자 그날 교육은 준비한 빔
프로젝트는 사용하지도 못하고 그저 육성으로만 강의하고 말았지만, 나중에 그 개가
나아서 돌아다니는 것을 보니 참 흐뭇했다. 사람이든 동물이든 식물이든 생명은 모
두 귀중하다. 꼭 필요한 것이 아니라면, 죽여서는 안 되는 것이 생명이다.
23) 어머니의 잉어
한 번은 어머니께서 시장에서 잉어를 사오셨다. “오석아, 이 잉어는 너 운동하는 데
먹이려고 사왔으니 잡아라.”라는 것이다. 잉어는 싱싱했고 펄떡거리고 있었다. 나는
얼른 물을 대야에 받아서 넣었다. 그러자 잉어는 검고 푸르스름한 지느러미를
휘저으며 신나게 헤엄쳐 다녔다. 나는 한참을 보다가 어머니께 잉어를 기르면 안
되겠느냐고 물었다.
어머니는 웃으시며“너보고 잡으라고 한 내가 잘못이지. 이리 줘.”하시더니
사정없이 머리를 두 동강 내시는 것이 아닌가? 순간적으로 어머니가 야속했고,
잉어에게 순간적으로나마 미안한 마음을 갖게 되었다. 이런 마음을 어머니는
알아채셨는지 앉으라고 하시더니, “오석아, 네가 생명을 그렇게 귀하게 여기는 것은
이해하겠다만, 잉어의 운명은 자신을 우리에게 줘서 우리가 자신을 먹고 건강하게
살게 하고자 하는 것이 그들의 삶의 목적이란다.” 하고 날 이해시켜 주었다. 어린
심 정 이 그 바 쁜 상황에서도 상처받을까 봐 자 상 하 게 잉어에 관 한 사 항 을
말씀해주시던 어머니의 자혜로움이 수 십 년이 지난 지금도 가슴 깊이 새겨져 있다.
사려 깊은 어머니의 깊은 마음을 느끼게 하는 대목이다.
그런 어머니께 어린 시절 삶을 배워서인지, 난 언제나 삶의 목적이 무엇인가 하고
생각하면서 살아왔다. 잉어 한 마리도 삶의 목적이 있는데, 하물며 인간이 삶의
목적이 없어서야 되겠는가 하는 것이다. 나는 늘 이런 생각을 하다 보니,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나보다 못한 사람들을 돕고, 내가 생을 마쳤을 때 주님께서 잘했다 하고
칭찬을 듣는 삶을 살아야겠다고 생각하고, 나는 고아원, 양로원, 장애인 돕기와 환경
보호 운동 등 사회운동을 많이 해왔다. 그러면서도 성경에서 말씀 하였듯이, 좋은
일을 할 때는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는 말씀대로 실천하며 살았다.
그러다 보니 오늘날 내가 어려움에 직면했을 때, 내가 이렇게 좋은 일을 많이 했고,
좋지 않은 일을 할 사람이 아니라고 호소하는 것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24) 서울대공원 3가지 체험
여기서 내가 직접 체험한 주님의 사랑 수십 가지 중에서, 몇 가지만 간증하고자 한다.
나는 주님이 살아계심을 믿기에 돈보다는 명예를, 명예보다는 명분을, 명분보다는 하
느님 말씀을 먼저 생각하며 산다. 한 번은 애들 엄마와 결혼 전에 용인을 함께 간 적
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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