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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당신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한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여권을 다 달라고 하면서, 모두 처리해 주었다. 그 밑에
사인과 내용을 보니까(서류 기안서류) 책임자들이 모두 서명을 하고, 내 주장이 정당하다고 느껴서 허가한다는
사인이었다.
그들은 나 하나 때문에 업무를 중단하고 관계자들끼리 회의까지 했던 것이었다. 그것으로 스튜던트 비자를 동반
비자와 현지에서 바꿀 수 있는 새로운 길을 열었다.
법은 누구는 해주고 누구는 안 해주고 할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여러분도 이런 경우를 당하게 되면 호주
체스우드 이미그레이션에 가서 권오석(성)의 비자 발급일과 사례만 제시하더라도 기간을 연장해 줄 것이다. 나는
나와서 이 사실을 서울교회 김태현 목사님께 알렸고, 교인들은 참 대단한 일을 해냈다고 하면서 무척이나 좋아했다.
나는 지금도 호주의 그 지배인의 관대함을 잊을 수가 없다.
법에 없는 것을 책임자들이 모여서 의논 끝에 책임지고 변경해 줘도 되는 법의 유연성, 그리고 자신의 일에 대한
책임을 질 줄 아는 그들의 자세, 그리고 끝까지 상대방의 입장을 이해해 주는 관대함이 많은 시간이 지난 지금도 그
고마움에 가슴이 뜨거워진다. 그때 워낙 경황이 없어서 연락처 하나 변변히 못 가지고 온 게 너무나 후회된다. 보고
싶은 사람 중의 한 분이다. 안녕히, 그리고 행복하시길…
참으로 오랫동안 호주에서의 그 관대함을 잊고 살았다. 나도 지금부터는 그 분에게서 배운 관대함을 보이며
살아야겠다. 우리 사회가 모두 서로를 관대하게 대하는 풍토가 생겼으면 좋겠다.
위기에 관해
위기란 뜻은 ‘위험과 기회가 함께 온다’는 뜻이란 것을 나는 삶을 통해서 배웠다. (위험 + 기회 = 위기) 위험이란 말은
우리가 어떤 일을 할 때, 자기가 원하지 않은 어떤 상태에 이를 때, 그것을 우리는 ‘위험’이라고 부른다. 사람에다 붙이
면 생명이 위험하고, 일에 붙이면 일이 그르칠 위험에 처하고, 어찌 됐건 위험은 우리가 원하지 않는 어떤 상태로 되
게 하는 중요한 시점을 우리는 위험이라고 말하고, 기회는 어떤 일을 이룰 수 있는 가장 좋은 시기를 우리는 ‘기회’라
고 말한다.
그런데 상반되는 단어 두 개를 연결해 보면 ‘위기’가 되어 상당히 어려운 시기라는 뜻의 단어가 된다. 바꿔서 말하면
잘 쓰면 약이 되고, 못 쓰면 독이 된다는 뜻이다. 이 세상을 하느님이 창조하시고, 뱀의 유혹을 못 이겨 아담이 에덴 동
산의 선악과를 먹고 쫓겨나는 순간으로 위기의 어원은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위기는 분명히 기회다. 위기를 지혜로운 사람은 기회로 만들고, 어리석은 사람은 위험으로 이끈다. 위기가 왔을 때는
침착하게 긴장해야 한다. 내가 왜 위기를 아담과 하와까지로 그 근원을 끌고 가느냐 하면, 에덴 동산을 쫓겨날 때 남
자는 죽을 때까지 땀 흘려 일해야 땅이 소출을 내고, 여자는 산고를 일러 주셨다. (남자의 땀 + 여자의 산고 = 위기라
는 경계가 나온다.) 남자의 땀은 기회와 노력을 의미하고, 여자의 산고는 위험과 아픔을 의미한다. 남자가 땀 흘려 노
력하면 기회가 오지만, 꼭 땀을 흘린다고 모두 성공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과, 여자의 산고는 아이를 낳다가 죽을 수도
있을 만큼 위험한 것이다. 우리가 어떤 기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피나는 노력을 해야만 우리는 그 기회를 가질 수 있다.
학생은 열심히 공부해야만 시험 때 합격할 기회를 갖고, 운동 선수는 열심히 땀 흘려야만 시합에서 좋은 성적을 낼 기
회를 얻는 것이다. 이 모든 것이 땀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 기회이고, 원하지 않은 상태가 다가오는 것이 위험인 것이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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