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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위기가 닥쳤을 때 땀 흘려 위험이 다가오는 것을 막는 게 필요하고, 지혜로운 사람은 그 시기를 활용해서 더
좋은 기회를 만드는 전화위복의 찬스를 갖는 것이다. 그래서 사실 나는 위기를 즐긴다. 다가오는 위기에 대해
걱정하고 근심한다고 올 것이 안 오겠는가. 나는 삶을 통해서 그것을 배웠다. 고통과 고뇌의 삶을 통해서 위기관리
능력을 배웠다. 언제 어디서, 어떤 일이 발생해도, 이제는 더욱 더 담담해질 것 같다. 배고픔을 배웠고, 억울함을
배웠고, 누명을 쓰기도 했다. 10원 한 푼 없이 일주일 동안 밥을 굶어 봤고, 물에 빠진 사람을 건져냈다가, 보따리
내놓으라고 고통도 받아 봤고, 가난한 사람을 돕다가 억울하게 누명도 써 봤다. 처음에는 정말 죽고 싶은 기분이었고,
자살하는 사람의 심정이 이해가 갔다. 그 단계까지 가다 보니, 어느 정도 삶에 대해서 말할 수 있게 되었다.
감사에 관해
나는 앞으로 인생에 어떤 위기가 와도 감사할 것이다. 뒤늦었지만 난 감사의 의미를 알았다. 감사란 것은 일반적으로
누군가 나를 만족시켰을 때 하는 게 감사지만, 이곳에서 내가 배운 것은 그것이 아니었다. 내가 오해 받음을 오히려
감사해야 하고, 내게 슬픔이 온 것을 감사해야 하고, 내가 고통 받는 것을 감사해야 하고, 내가 이해할 수 없는 것에
대해서도 감사해야 하는데, 그것이 바로 범사(凡事)에 대한 감사였다. 나는 지난 한평생 교회를 다녔는데 헌금제목은
단 한가지였다. 감사헌금이다. 나는 일이 잘 되어도 감사, 안 되도 감사 좋은 일이 생겨도 감사 나쁜 일이나 억울 한
일이 생겨도 감사했다. 내가 원하는 일이 안되고 억울한 일이 생겼을 때도 뭔가 하나님의 섭리가 있겠지 하고
생각했다. 그런 생활습관은 평생을 따라다녔다. 사람들이 세상에 태어나서 감사하며 살다 간다는 것은 축복이다.
특별하게 감사할 조건이 있어서 감사한 것이 아니다. 즐거워서 웃는 것이 아니라 웃어서 즐거울 수 있다는 것이다.
세상만사 다 마음먹기 달렸다. 감사하고 안하고도 다 마음먹기에 달렸다.
선택에 관해서
흔히 ‘인생은 B와 D 사이의 C’라고 했다. B, 탄생(Birth)과 D, 죽음(Death) 사이의 C, 즉 선택(Choice)이라는 뜻이다.
인간은 삶을 통해서 선택하는 방법을 배운다. ‘응애’ 하고 태어나는 순간부터, 인간은 선택한다. 인간은 딱 두 가지만
마음대로 선택할 수 없고, 나머지는 모두 자기가 선택한다. 그 두 번이란, 태어날 때와 죽을 때를 의미한다.
어린아이가 엄마의 젖을 먹건 안 먹건 그것은 그 어린아이의 선택이고, 이 학교를 택하건 저 학교를 택하건 그건
엄마의 마음이며, 학교 갈 때 버스를 타고 가든, 기차를 타고 가든, 전화기를 왼손으로 누르건, 오른손으로 누르건,
본인의 선택이며, 공부를 하건 안 하건 그것은 학생의 선택이고, TV를 보건, 라디오를 듣건, 이 영화를 보건, 저
영화를 보건, 모두 자신의 선택이다. 이런 작은 선택에서 이 사업을 할까, 저 사업을 할까 하는 중요한 선택에서부터
가장 중요한 이 여자와 결혼할까, 저 남자와 결혼할까 하는 선택에 이르기까지, 우리는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원하든
원하지 않던, 수없이 많은 크고 작은 선택을 한다. 수없이 선택을 잘못하고도 잘 살아갈 수 있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한 순간 잘못 선택해서 평생을 그르치게 사는 경우도 있다.
선택, 그것은 인간이 가진 권한이면서 동시에 최대의 위기인 것이다. 그렇게 보면 우리는 늘 위기 속에 살고 있는 것
이고, ‘순간의 선택이 평생을 좌우한다’라는 말과 같이 순간순간을 선택하고, 또 선택 받으며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그럼 그 선택을 어떻게 하면 잘 선택하는 것일까. 그것이 알고 싶다. 나는 그것을 궁금하게 만들어 준 하느님께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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