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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력/실적/평가/가치/판매/등기/양수도





        , 한국체육지도자총연합회가 주도하여 노숙자, 부랑인을 돕는 행사에 권오석이 총괄 책임을 맡은 것이다. 이 활동을

        하면서 서울대학교에 자식이 입학을 했는데, 서울에서 생활하게 할 자금이 없어서 괴로워 나온 사람, 홀어머니가 편
        찮으신데 약 한 첩 살 돈이 없어 괴로워 나온 사람, 목과 배에 자해를 한 칼자국이 여기저기 나 있는 사람, 그야말로 지
        구의 종말 같았다. 이 행사에서 본부장을 맡은 것, 이것이 계기가 되어 지오비를 만들게 되었고, 그 지오비를 위해서
        나는 내 모든 것을 다 바쳤다. 그리고 얻은 빌딩, 물류 센터, 연구소, 12만 평 땅 등 일체의 수확물들을 전부 기부했다.



        축구 없이는 단 하루도 살 수 없었다. 축구는 내 삶의 전부였다. 경북 최우수 선수상을 받고 체육 중학교에 입학하려
        했는데, 가난이 원수라서 집이 이리저리 이사 다닐 때마다 나는 늘 1학년에 다시 입학했다. 그러다 보니 체육 중학교
        에 나이 때문에 입학할 수가 없게 되었고, 어떻게 하면 진학할 수 있느냐고 물으니 서류 재판을 받아서 호적을 고치면

        된다고 해서 초등학생이 법을 물어보고 재판을 받아 호적을 고쳤다. 권오성이 아니라 권오석으로 말이다. 그런데 이
        번에는 초등학교에서 체육 중학교에 가는 것을 장학금을 받고 다녔다는 이유로 막고, 풍기중학교도 축구부를 키우겠
        다 하여 풍기중학교에서 나를 안 보내줬다. 그래서 나는 하는 수 없이 시골에서 축구 선수로 학교를 다닐 수밖에 없게
        되었다. 그런데 얼마 가지 않아서 다니던 축구부가 재정 문제로 해산이 된 것이었다. 그럴 거면서 왜 내 앞길을 막아
        놓았는지, 이때부터 나는 싸움꾼이 되고 방황하기 시작했다. 그러던 어느 날 풍기고등학교 정구장에서 연식 정구를

        하는 후배들을 보았고, 거기서 나는 그 정구 채를 하나 얻어서 열심히 정구를 쳤다.


        때마침 풍기 정구협회장님이 이 모습을 보고 연식 정구를 해 볼 것을 권했고, 나는 그렇게 연식 정구를 배우기 시작했

        다. 손에 물집이 잡혀도, 피가 나도 나는 아랑곳하지 않고 죽어라 연습을 했다. 그리고 첫 대회에서 사고를 쳤다. 무명
        의 고등학교 선수가 고등부 한국 대표를 이긴 것이다. 이것이 계기가 되어 나는 대구농림고등학교로 스카우트가 되었
        는데, 이번에도 풍기 협회 간부 한 분이 자기 자식도 연식 정구를 하는데, 자식도 함께 데려가야만 전학 시켜 주겠다
        고 하여 나의 꿈은 또다시 좌절되고 말았다. 대구농림고등학교로 가기만 하면 대표 선수는 자동으로 되는데, 자기 아
        들도 함께 키우겠다는 일념 때문에 내 앞길을 막아버린 것이다. 대구농림고등학교 김남규 감독 선생님께 여러 차례

        둘이 함께 전학 갈 수 없냐고 물어봤으나, 대답은 권오성 너만 가능하다는 것뿐이었다. 그래서 나는 풍기를 떠나지 못
        하고 풍기고등학교에 입학을 하게 된 것이다.



        내가 만일 금수저로 태어났더라면 권오성이란 이름이 권오석으로 되었겠으며, 전학도 못 갔었을 리가 있겠는가?


        학교에서 장학금을 받고 다녔다는 이유로 학교의 동의 없이 전학할 수 없는 당시 내 상황이 괴롭기 짝이 없었다. 나는
        뒷동산에 올라가 풀피리 불면서 학교에 가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유도 선수 출신의 백곰이라는 별명을 가진 박성훈 체육 선생님이 집으로 찾아오셨다. 그리고 “오성아,
        내가 뭐라고 위로할 말이 없지만, 그래도 내일부터 학교 가자.” 라고 하셔서 다시 학교에 다니게 되었다. 한 번도 아니
        고 두 번 씩이나 내가 금수저가 아니란 이유로 아픔을 겪어야만 했다. 그리고 초등학생이 얼마나 운동을 하고 싶었으

        면 서류 재판을 받아 가며 권오성이란 이름을 권오석으로 고쳤겠는가? 그렇게 한평생을 내 이름이 아닌 남의 이름이
        되어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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