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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존경하는 분이 이만섭 국회의장님이셨어요. 제가 국회의사당을 나가면 “오성이 왔나, 같이 밥 먹으러 가자.” 그리
        고 주로 일식집 잘 다니는 곳이 있어요. 가서 식사 한 번 하고 이렇게 보내면서, 그분이 보여주셨던 청백미(淸白美)를
        많이 배웠습니다. 훌륭한 분이세요. 그래서 저도 그렇게 한번 살아보려고 노력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이러한 내 삶을
        통해서 저는 이곳이 그렇게 소중했습니다. 저는 이 빌딩을 기부하는 날 참 행복했습니다 하는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이 빌딩이 많은 사람들이 땀 흘려서 만든 것이기에, 이것은 제 것이 돼서는 안 됩니다. 이것은 여러분의 것이 되어야 합
        니다 하고 돌려드릴 때 참 행복했네요.


        아까도 말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을 실수했습니다. 한국의 토양이 정말 내 것은 중요하지만, 남의 것을 중요시 여기는

        이런 문화가 되어 있지 않다는 것을 저는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제가 할 수 없고, 제가 물려드린, 이 기부했던 분들이
        해야 되니까 이분들이 전문성이 없기 때문에, 이분들이 하실 수 있게 하려다 보니까 전문가를 영입을 해야 하겠이다.
        그래서 중앙일보에 5명의 본부장을 공채하게 된 겁니다. 그렇게 해서 공정하게 5명을 공채할 때에도 제가 이것을 다
        기부한 것이니까, 제가 심사하라고 했지만 저는 그날 회사에 나오지도 않았습니다.



        내가 기부했던 거고 이것은 다 모두가 여러분한테 드린 거니까, 이제 여러분들이 뽑아서 여러분이 운영하세요. 저는
        공채하는 날도 회사에 가질 않았습니다. 그랬더니 5명의 총무 본부장 신모 씨, 또 이런 분 저런 분 해서 다섯 명의 본부
        장을 뽑았습니다. 뽑힌 사람들을 만나서 저는 제가 했던 말이 기억납니다. 이 회사는 제가 만든 것이 아니고, 어려운 분

        들이 만든 겁니다. 그 어려운 분들이 피땀 흘리는 것을 제가 좀 도운 것이고요. 그래서 제 재산 앞으로 되어 있는 이 모
        든 것을 다 기부했기 때문에, 여러분들이 이곳에 오셔서 이제 길을 잘 못찾는 분들한테 길도 찾아주시고, 잘 살아가시
        도록 도와드리세요. 그런 종류의 이야기를 하고 저는 그분들에게 누군지도 모르지만 뽑히신 것을 축하한다, 잘 해달라,
        그리고 열심히 해달라 하는 얘기만 하고 마쳤습니다.



        그런데 여기에 법률 브로커가 들어왔을 줄 누가 알았겠습니까. 교대 앞에 변호사 사무실에 책상 하나 갖다 놓고, 사건
        물어다 주는 법률 브로커가 총무 본부장으로 들어온 겁니다. 이 사람이 이 회사를 완전히 말아먹은 겁니다. 12만 평의
        땅도, 빌딩도, 모든 것들. 총무 본부장하고 또 이 회사에 들어와 보니 돼 있는 게 아무것도 없거든요. 주인도 없거든요.

        대표 이사라고 해서 학연, 지연, 혈연도 없는 사람을 두고, 주식이라고 해서 다 나눠줘서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들이 주
        식을 가지고 있고 하다 보니까, 고양이한테 생선을 맡긴 거죠. 회사의 발목을 잡고, 노숙자, 부랑인들이 뭘 잘 하겠습니
        까. 일을 하다 보면 법률을 잘 몰라서 잘 모를 때도 있잖아요. 근데 자기는 조선대 법대를 나왔다고 하고, 신 모씨라는
        사람이 자기가 그런 전문가라고 하면서, 이것을 해결해 주겠다고 또 마침 그때 누군가가 금융감독원에다가 이러이러

        한 걸로 고소를 했나 봐요. 그러니까 그 문제를 무마시켜준다고 허구한 날 들어오자마자 금융감독원을 쫓아다니면서
        술 먹고 왔다, 누구 만났다, 더 높은 사람 만났다, 근데 또 신기한 게 그런 고소를 받았으면 금융감독원이 바로 처리를
        해야 되는데 1년이고, 2년이고, 처리를 안 하는 거예요. 그렇게 되다 보니까 이 사람이 놀이터가 돼 버린 거예요. 이것

        을 발목 잡고 자기가 이것을 해결해 준다는 이유 하나를 들고 마음대로 하면서 다녔습니다. 이 사람이 들어온 게 이 회
        사가 망가진 계기입니다. 직원들이 찾아옵니다. “회장님, 어떻게 하면 좋아요.”, “왜?” 결재를 해 주는데 자기가 결재해
        주면 자기한테 뭐 줄 거냐고 얘기를 한대요, 업자들한테. 그러면서 자기 마음에 드는 회사는 결재를 해 주고, 안 드는
        회사는 결재도 안 해주고, 행패도 이런 행패가 없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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